라 퐁텐의 우화에서 찰스 슐츠의 스누피까지 수많은 작품에 영감을 준 이솝의 우화집
낮잠을 자가다 경주에 진 토끼와 거북이, 나그네의 옷 벗기기를 겨루는 태양과 삭풍, 사자의 은혜를 갚아 주는 생쥐 등 이솝 우화 한두 꾸러미 정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우리들의 유년 시절 기억 속 가장 아득한 부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의 하나가 이솝 우화일 것이다. 노래와 얘기는 영원한 기쁨이지만 극히 유서 깊은 마르지 않는 즐거움의 샘이 이솝 우화이다. 거의 범세계적인 현상이라 해도 잘못은 아닐 것이다.
아주 어려서부터 들어 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솝 우화라면 통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자세히 검토해 보면 이것은 착각임이 곧 드러나게 마련이다. 널리 알려진 것으로 서른 자루나 마흔 자루를 알고 있기가 십상이다. 그러나 이 책을 손에 든 독자들이 다시 실감하게 되듯 이솝 우화가 다루고 있는 맥락과 교훈은 엄청나게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솝 우화집』의 작자로 알려져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며 그리스 식 이름은 ‘아이소포스(Aisopos)’이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이솝은 기원전 6세기 사람으로 사모스의 시민 이아드몬의 노예였으며, 델포이에서 그곳 사람들의 손에 불의의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아리스토파네스는 이솝이 사원에서 식기를 훔치다가 고발되었다고 하고 플루타르코스는 이솝이 델포이인들을 모욕하여 그들이 이솝에게 성신 모독죄를 뒤집어씌워 바위에 내동댕이쳐 죽였다고 한다. 번뜩이는 재치를 가졌으나 외모는 추악하고 말더듬이였다거나 그가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이라는 주장도 있는 등 그에 관한 수많은 추측과 기록이 난무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그 진위를 밝히기 어렵다.